2008년 06월 29일
어린왕자
어린왕자가 다시 물었다.
"길들인다는 게 뭐지?"
"너는 여기 사는 애가 아니구나. 넌 무얼 찾고 있니?"
여우가 물었다.
"난 사람들을 찾고 있어. 길들인다는 게 뭐지?"
어린 왕자가 물었다.
"사람들은 소총을 들고 사냥을 하지. 그건 참 곤란한 일이야. 그들은 병아리도 길러. 그것이 사람들의 유일한 관심사야. 너는 병아리를 찾니?"
여우가 물었다.
"아니야 난 친구들을 찾고 있어. 길들인다는 게 뭐지?"
어린 왕자가 끈질기게 물었다.
"그건 너무 잘 잊혀지고 있는 거지. 그건 관계를 만든다는 뜻이야."
여우가 대답했다.
"관계를 만든다고?"
"그래. 넌 아직은 나에겐 수많은 다른 소년들과 똑같은 평범한 한 소년에 지나지 않아. 그래서 난 너를 필요로 하지 않아. 나도 너에겐 다른 여우와 똑같은 한 마리 여우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이면 나는 너에게 이 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되는거지."
"차츰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 꽃 한송이가 있는데.......... 그 꽃이 날 길들인 거야."
"그럴지도 모르지. 지구에는 온갖 것들이 다 있으니까."
"아, 아냐. 그건 지구에서가 아니야."
어린 왕자가 말했다.
여우는 몹시 궁금하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럼 다른 별에서?"
"그래."
" 그 별에도 사냥꾼들이 있지?"
"아니, 없어."
"그것 참 이상하군. 그럼 병아리는?"
"없어."
"이 세상에 완전한 곳이란 없군. 사냥꾼이 없는 곳이면 우리 여우에겐 천국이지만, 병아리가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이니."
여우가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여우는 곧 하던 이야기로 말머리를 돌렸다.
"내 새활은 아주 단조로워. 나는 병아리를 쫓고 사람들은 나를 쫓는단다. 병아리들은 모두 똑같고 사람들도 모두 똑같아. 그래서 난 좀 심샘해.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내 생활은 환하게 밝아질거야. 다른 모든 발소리와 구별되는 발소리를 나는 알게 되겠지. 다른 발소리는 나를 땅 밑으로 기어들어가게 만들겠지만 너의 발소리는 땅 밑 굴 속의 나를 밖으로 불러낼 거야. 그리고 저길 봐. 저기 밀밭이 보이지? 난 빵은 먹지 않아. 그래서 밀은 내겐 아무 소용도 없어 밀밭은 나에게 아무것도 생각나게 하지 않아. 그건 슬픈 일이야. 그런데 너는 금빛 머리칼을 가졌어. 그러니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정말 근사할 거야. 밀은 금빛이니까 내게 네 네 생각을 하게 만들 거야. 그럼 난 밀밭 사이를 지나가는 바람 소리조차도 사랑하게 될 거야"
여우는 입을 다물고 어린 왕자를 오래오래 쳐다보더니 말했다.
"부탁이야. 나를 길들여 줘."
"그래, 나도 그러고싶어 하지만 내겐 시간이많지 않아. 친구들을 찾아야 하고 알아볼 일도 많아."
"우리는 우리가 길들인 것만을 알 수 있는 거야. 사람들은 이제 아무것도 알 시간이 없어졌어. 그들은 상점에서 이미 만들어져 있는 것을 사거든. 그런데 친구를 파는 상점은 없으니까, 사람들은 이제 친구가 없는 거야. 친구를 갖고 싶다면 나를 길들여 줘."
"그럼 어떻게 해야하는 거지?"
"참을성이 있어야 해. 우선 내게서 좀 떨어져서 풀숲에 앉아 있어. 난 너를 곁눈질해 볼 거야. 넌 아무말도 하지마. 말은 오해만 불러일으키거든. 날마다 넌 조금씩 내게 더 가까이 다가앉을 수 있게 될거야."
다음날 다시 어린 왕자는 여우를 만났던 곳으로 갔다.
"언제나 같은 시간에 오는 게 더 좋아. 이를테면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난 세시부터 행복해질 거야. 시간이 지날수록 난 점점 더 행복해지겠지. 네 시에는 흥분해서 안절부절못할 거야. 그래서 행복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 알게 될 거야. 아무 때나 오면 몇 시에 마음을 곱게 단장해야 하는지 모르잖아. 기다림이 필요하든."
"기다림은 뭐야?"
"그것도 너무 자주 잊혀지고 있는 거야. 그건 어느 하루를 다른 날들과 다르게 만들고, 어느 한시간을 다른 시간들과 다르게 만드는 거지. 예를 들면 내가 아는 사냥꾼들에게도 기다림이 있어. 그들은 목요일이면 마을 처녀들과 춤을 추지. 그래서 그들은 목요일을 기다리지, 목요일은 사냥꾼들에게나 내게나 모두 시신나는 날이야. 난 포도밭까지 산책을 갈 수 있어. 사냥꾼들이 아무 때나 춤을 추면 하루 하루가 모두 똑같이 되어 버리잖아. 그럼 난 하루도 마음 편히 살 수 없겠지."
그래서 어린 왕자는 여우를 길들였다.
떠날 시간이 다가왔을 때 여우가 말했다.
"아아, 난 울고 싶어."
"그건 네 잘못이야. 나는 너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지는 않았어. 하지만 내가 널 길들여주길 원했잖아."
어린 왕자가 말했다.
"그건 그래."
"그런데 넌 울려고 하잖아."
어린 왕자가 말하자 여우가 울먹이며 대답했다.
"그래,정말 그래"
"그러니 넌 얻은 게 아무것도 없잖아."
"그렇지 않아. 밀밭의 색깔 때문에 얻은 게 있지."
여우가 말했다.
"장미꽃들을 다시 가서봐. 너는 너의 장미꽃이 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이라는 걸 깨닫게 될 거야. 그리고 내게 돌아와서 작별 인사를 해줘. 그러면 내가 네게 한 가지 비밀을 선사할께"
어린 왕자는 장미꽃들을 보러 갔다.
"너희들은 나의 장미와 조금도 닮지 않았어. 너희들은 아직은 아무것도 아냐. 아무도 너희들을 길들이지 않았고 너희들 역시 아무도 길들이지 않았어. 너희들은 전의 내 여우와 똑같아. 그는 수많은 다른 여우들과 똑같은 여우일 뿐이였어. 하지만 내가 그를 친구로 만들었기 때문에 그는 이제 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여우가 된거야."
그러자 장미꽃들은 어쩔 줄 몰라했다.
"너희들은 아름답지만 텅 비어 있어. 누가 너희들을 위해서 죽을 수는 없을 테니까. 물론 나의 장미꽃은 지나가는 행인에겐 너희들과 똑같아 보이겠지, 하지만 그 꽃 한 송이는 내게는 너희들 모두보다도 중요해. 내가 그에게 물을 주었기 때문이야. 내가 바람막이로 보호해 준 것은 그 꽃이기 때문이야. 내가 벌레를 잡아 준 것(나비 때문에 두세 마리 남겨 둔 것 말고)도 그 꽃이기 때문이야. 불평을 하거나 자랑을 늘어놓는 것을, 또 때로는 말없이 치미묵을 지키는 것을 내가 귀기울여 들여 준 것도 그 꽃이기 때문이야. 그건 내 꽃이기 때문이지."
그리고 어린 완자는 여우에게로 돌아갔다.
"안녕!"
어린 왕자가 인사했다.
"안녕!"
여우가 인사했다. 그리고 말했다.
"내 비밀은 이런 거야. 그것은 아주 단순하지. 오로지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ㅏ."
"가장 중요한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
잊지 않기 위해서 어린 왕자가 되뇌었다.
"너의 장미꽃을 그토록 소중하게 여겨지는 건 네가 그 꽃에게 많은 시간을 바쳤기 때문이야"
"내가 내 장미꽃을 위해 바친 시간 때무누에 나의 장미꽃이 소중해졌어..."
잘 기억하기 위해 어린 왕자가 말했다.
"사람들은 그 진리를 잊어버렸어. 하지만 넌 그것을 잊으면 안돼. 너는 네가 길들인 것에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지, 너는 네 꽃에 대해 책임이 있어."
"나는 내 꽃에 대해 책임이 있어."
잘 기억하기 위해 어린 왕자가 되뇌었다.
# by | 2008/06/29 15:08 | 트랙백 | 덧글(0)




